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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쩌면 그게 사랑이라고, 어쩌면 그게 진심이라고, 어쩌면.... 그게 진실이라고 믿고 지내왔는지도 모르겠다.
아니, 단지 내가 믿고 싶었던 것 뿐일지도 모르겠다. 그 모든 것들이 진짜가 아니게 되면 내가 아는 진실이 거짓이
되어 버리면 나 자체의 자존감도, 내 스스로의 굳건함도 함께 무너져 내릴 것 만 같았다.


그래서 일거다, 내가 그 기억에 -혹은 추억에- 그렇게 필사적으로 매달렸던 이유가 말이다.
그렇게 소중하다고 생각했던 것 들이, 그다지도 뜨거웠다고 믿었던 그 순간들이 깨어지지 않았으면 하는 바램,
그런 바램 때문에, 지금 껏, 이제 껏 힘들게 그것들을 놓지 못하고 지내왔는지도 모르겠다.




그래서 나는 힘에 겨웠다. 항상 그것들이 깨어지지 않도록 보듬고 있어야 했고, 행여나 누군가가 깨뜨릴까,
항상 긴장한 채로 있어야 했다. 그러기에 당연히 내 에너지를 끊임없이 쏟아 부어야 했고,
거기에 에너지를 쏟기위해 다른 곳엔 쓰일 틈 조차 없었다.


옆도 보지않고, 뒤도 보지 않고, 심지어 바로 눈 앞 조차 바라보지 않았다.
지금, 이 순간, 당장 지금이 나에겐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고 그 순간이 내 인생의 전부인 것 처럼 살았었다.
이제와 생각하면 어쩌면 그렇게 겁도 없이 무턱대고 무조건 그렇게 지냈는지 정말 알 길이 없는 노릇이다.
그 때의 나는 너무 어렸고, 철이 없었으며, 무모했다.
그 무모함 덕분에 나에겐 깊이, 깊이, 파여버린 상처가 생겨버렸으며, 그 상처는 너무 쓰렸다.
그리고 그 상처 덕분에 내 가슴은 이따금씩 아려왔다.




이제, 지금쯤이면 모든게 정리가 됬다고 생각도 해봤고, 아무렇지 않아졌다고 말끔해졌다고 자신했었다.
하지만 항상 그 순간, 그 중요한 순간이 오면 어김없이 내 발목을 잡는 그 '기억'은 날 지치게 했다.
그렇게 그 기억이란 것에 지치고, 그 무서운 습관, 그리고 두려움에 지쳐서 제대로 나아가질 못했다.


그런 악순환이 계속 되자 누군가의 마음을 받아들이는 방법도, 사람을 대하는 법에도, 심지어는
누군가에게 내 마음을 표현하는 일도 그 어느하나 쉬운게 없게 되어버렸다.
그렇게나 밝았던, 티끌하나 없이 그저 맑기만 했던 내 영혼에게 너무 무리한 짐을 지워버렸다.






하지만 오늘은 이제 마무리 할 수 있을 것 같다.
정말, 정말, 이제 그만 다 떨쳐내버릴 수 있을 것 같다.
아직 누구의 마음에 대한 내 대답이라거나.. 누군가에게 내 마음의 일부를 줄 수 있는 방법이나 여유..
그런 것들에 대해서 섣불리 말 할 수는 없을지 모르지만.. 그렇지만 이젠 그만 그 '기억'으로부터 나를 자유롭게
만들어 줄 의무가 있다고 생각한다. 너무 오랜시간 동안 그 모질었던 시간들에 얽매여 있던 나에게 조금은
조금은 제발, 조금이라도 '희망' 이란걸 심어줘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들었다.

어떤식이건, 어떤 방법이건, 어떤 형태로든, 시간은 쉼 없이 흘러가고, 그렇게 흘러간 시간은 또 다른 기억이 될 뿐
내 앞에 다시 돌아오지는 않는다.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, 지금 이 순간도, 정말 정말 소중하고 감사하다.

내 결심이 또 어떤 시련에- 어떤 바람에 흔들릴지 모르겠지만, 그 땐 이 곳 여기에 써 놓은 이 글을 다시 한번
차분히 읽어야지. 다시는 얽매이지 않을거고, 거기에 그곳에 멈춰 있지만은 않을거다.
너무 감사한 이 순간을 ,  너무 고마운 내 사람들을 ,  너무 행복한 순간들을 먼저 보듬어야겠다.

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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